최근 반도체 가격이 다시 들썩이고 있습니다. 그 배경엔 미국의 반도체 관세 부과 예고가 있습니다. 관세 시행 전에 미리 반도체를 사두려는 수요가 급증하면서 가격이 오르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데요, 국내 반도체 기업들은 현재 '깜짝 특수'를 누리고 있지만, 이 특수가 오래가진 않을 수도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.
반도체 가격 상승, 왜 지금?
2024년 2분기 들어 디램(DRAM), 낸드 플래시(NAND Flash), HBM(고대역폭 메모리) 등 주요 메모리 반도체의 가격이 일제히 상승하고 있습니다.
- 디램: 1분기 대비 최대 8% 상승 예상
- 낸드 플래시: 1분기에는 15% 하락 → 2분기 상승 반전 전망
이러한 상승세는 미국이 중국을 제외한 나라들과의 반도체 관세 시행을 90일간 유예하면서 본격화되었습니다. 기업들은 관세 부과 전 저렴한 가격에 반도체를 확보하려는 심리로 재고 비축에 나선 상황입니다.
미국의 관세 유예가 가져온 '조기 수요'
미국이 잠정 유예한 90일 동안, 글로벌 반도체 공급사들과 구매자들 사이에서는 "지금 계약하자"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습니다.
- 구매자: 관세가 붙기 전에 싸게 사자!
- 공급사: 지금 수요가 몰릴 때 팔자!
하지만 이 조기 수요는 하반기의 수요를 당겨 쓴 것일 뿐이라는 우려도 있습니다. 이른바 **'땡겨쓰기 효과'**로, 하반기에는 수요가 급격히 줄어들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죠.
하반기, 반도체 기업 실적에 빨간불?
현재의 가격 상승과 수요 증가는 일시적일 수 있습니다. 실제로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의 하반기 실적 전망을 하향 조정했습니다.
- 3분기 예상 매출: 26.9조 → 25.3조 원
- 3분기 영업이익: 7.6조 → 6.9조 원
- 4분기 매출: 30조 초반 → 28.3조 원
- 4분기 영업이익: 10조 예상 → 하향 조정
SK하이닉스도 HBM 비중이 높아 상대적으로 안정적이긴 하지만, 관세 리스크와 수요 둔화는 마찬가지로 부담이 되고 있습니다.
한국 반도체 기업들의 대응 전략은?
1. 수급 조절
- 수요가 줄면 감산 및 가동률 조정
- 구형 디램 생산 중단 검토
2. 선택과 집중
- 가격 방어를 위해 범용 메모리 감산
- HBM은 수요가 계속 늘 것으로 판단 → 투자 집중
3. 중국 리스크 분산
- 현재 메모리 제품의 40~50% 이상이 중국에서 조립되어 미국에 수출되고 있음
- 향후 국내 생산 비중 확대로 미국의 규제 강화에 대비
정리하며: 반도체 투자, 단기보다 중장기로!
지금은 반도체 가격이 오르고 있고, 단기 실적도 좋아 보입니다. 하지만 이는 정책과 국제 정세에 따라 언제든 흔들릴 수 있는 유리한 균형입니다. 반도체 기업에 투자하거나 관련 업계에 종사하고 있다면, 90일 유예 이후의 시장 변동성에 더욱 주목해야 합니다.